글쓰기 체력 기르기 11

우리는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환경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많은 경우에 우리가 지각하는 이유가 아니라 다른 이유로 현재 상황이 벌어진다.

“마스터 알고리즘”에서 소개하는 일화가 가장 인상적이다. 사진을 보고 탱크인지 아닌지를 알아맞추는 컴퓨터 모델을 만드는 일이었다. 탱크가 있는 사진과 없는 사진을 통해 모델을 학습했고 학습이 너무나 잘 이뤄졌다. 하지만 새로운 사진에 대해서는 전혀 잘 예측하지 못했다. 실제로 벌어진 상황은 다음과 같다. 탱크가 있는 사진이 대부분 흐릿흐릿했던 것이다. 컴퓨터 모델은 탱크를 인식하도록 학습한 것이 아니라 그저 흐릿한 사진을 인식하도록 학습이 된 것이다.

머신러닝과 딥러닝, 강화학습을 하는 사람들은 매일 같이 실험을 하고 결과를 본다. 결과가 잘 나온 경우와 잘 나오지 않은 경우 그 이면에 내가 알지 못하는 일들이 있다고 생각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쉽게 말하자면 결과 분석을 꼭 해야한다라고 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으로 항상 생각한다는 것이다. “학습 결과가 내 예상보다 잘 나왔어. 하지만 나는 이 결과가 왜 이렇게 나왔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어. 내가 놓치고 있는 점이 무엇일까? 이 결과는 나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는 걸까?”

실험을 하고 결과를 볼 때까지 이미 에너지를 많이 소비했기 때문에 결과가 나오면 생각의 끈을 놓고 그냥 쉬고 싶어진다. 하지만 결국 차이는 결과가 나온 이후에 생각을 더 하느냐 마느냐에 달려있다. 실험 결과에 대해 생각을 해보는 것이 더 남아서 야근을 한다는 말은 아니다. 말 그대로 생각의 끈을 놓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상을 살아가다보면 일 이외에도 수많은 것들을 생각해야한다. 따라서 단순히 생각의 끈을 놓치 않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더군다가 여러가지 생각이 머리속에서 뒤섞이기 시작하면 오히려 생각해왔던 것들을 놓칠 것이다.

따라서 기록이 중요한 것이다. 더 나은 연구자가 되기 위해 결과를 분석해야한다. 쉽게 끝나는 일이 아니며 계속 고민을 해야하는 일이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걸릴 수 있다. 하지만 개인은 일 이외에도 가족과 시간을 보낸다던가하는 중요한 일들이 있기 때문에 생각을 분리할 수 있어야한다. 따라서 기록을 통해 잊어버리지 않으면서도 생각을 적절히 끊어주는 것이다. 다음 날 출근해사 끊어진 생각을 기록으로 보완해서 계속하는 것이다. 기록은 자신의 한계를 인지하면서부터 그 빛을 발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기록을 하는 원칙이다. 어떤 상황에 어떤 식으로 기록을 해야 하는지를 학습해야한다. 어떻게 기록해야 나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복원할지에 대해 알아내야한다. 앞으로 내가 발전시켜야할 점이다.




© 2018. by Woongwon Lee

Powered by dnddnjs